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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시험관 이식후 이렇게 흘러갔지

by 세계정보리뷰 2021.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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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그렇게 시험관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정작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몇 년째 나 혼자 시험관을 하고 있고

남들은 결혼을 하자마자 떡하니 임신을 했고

첫째, 둘째까지도 잘만 낳고 살고 있다.

 

나는 아직도 진행 중이며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숙제를 하고 있다.

 

물론 나도 흔히 말하는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시험관 1차, 첫 시도에 임신이 된 적이 있었다.

 

"역시 나한테는 아무 문제가 없었어

시험관 하니까 이렇게 임신이 되는걸 진작에 할걸"

 

검색 신공을 발휘해서 시험관 이식 후 좋다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추어탕 포장해와서 먹고

소고기도 실컷 구워서 먹고

포도즙도 착상에 도움을 준다니 챙겨마시고

두유는 국산 100%로 마셔주고

 

"내가 먹고 싶어서 먹는 게 아니라 

우리 아가 잘 크라고 먹는 거야"

 

이렇게 제대로 공주놀이를 하고 있었지

 

가뜩이나 시험관 하면서 호르몬 영향인지 공주놀이 때문인지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몸무게는 최고를 향해가고 있었는데

지금 이 중요한 순간에는

몸무게의 숫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기다리던 임신이 되었고 

그것도 시험관을 하자마자 척하니 한 번에 성공했고

내 말대로 시험관 하길 잘했지?라고 남편에게도 우쭐하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안 올 행복한 몇 주을 보냈고

하고 싶은데로 먹고 싶은데로

내 위주로 모든 게 흘러갔다 

 

 

하나님께서 나의 오만방자한 모습 때문에 데려가셨나?

분명 심장소리도 듣고 산모수첩이란 것도 가져보고

다른 임신부들처럼 입덧까지 했는데

나는 분명 임신이었는데..

 

나의 첫 아가는 그렇게

10주 만에 허망하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나처럼 어렵게 임신을 하게 된 사람들은 특별히 더 

작은 증상에도 기대 설렘 걱정이 교차하는 것 같은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시험관 이식 후 증상과 생리 전 증상은 비슷했던 것 같다.

 

시험관을 하고 있다면

배주사를 맞아야 하고 어려 약을 먹고 있기 때문에

혹 임신테스트기에 2줄이 나온다고 하더라고

비임신일 경우가 있었다..

 

그래도 시험관 이식 후 임신이 되었을 때의 증상에 대해서 말해보면

 

속이 쓰리면서 식은땀이 나서 자다 깨다를 반복 했다

하루는 설사를 심하게 해서 걱정이 되기도 했고

아랫배가 콕콕거리기도 하고 가슴이 커지기도 하며 통증도 있었다. 

 

이식 직후에는 작은 증상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다 부질없었던 일이었다..

 

1차피검, 2차피검 안정적인 수치로 통과하고

기다리던 초음파보고 심장소리도 듣고 하니

속에서 계속 매콤하고 칼칼한 밀가루 음식이 땡기기도 했다.

 

김치도 겉절이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어느 날부터는 신김치, 매운거, 쫄면, 비빔국수 그런 것만 땡겼다.

그런데 그런 걸 먹어도 만족스럽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남들 다 하는 입덧도 하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시험관 정부지원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되었던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 하기도 했다

 

사이좋은 남편을 만나게 해 주셨으니

그냥 함께 흘러가는 데로 하려 한다.

 

임신이였을때 자존감이 높았던 것처럼

혼자 있어도 단단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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